[탁류세평]2105년 세계 명문대학의 조건 

 [1507호] 2005년 05월 09일 (월) 00:00:00 고대신문kunews@kunews.ac.kr 

올해로 고려대학교가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였다.  고려대학교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선구적인 학교로 일본에 의하여 식민지가 되기 직전 교육구국의 이념을 가지고 설립되었다.  설립 후 일제 식민지하에서 그리고 해방 후 여러 차례의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 고난을 이끌고 희망을 준 지도자들을 배출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지난 100년은 교육구국의 설립 이념을 구현하고 우리나라의 사학 명문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는 것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1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구호를 민족고대에서 Global KU로 바꾸었다.  이는 이제 다음 100년은 국내 명문대학에서 세계 명문대학으로 도약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명문대학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대학교가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되는 것의 바람은 필자뿐 아니라 고대가족 더 나아가 고려대학교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희망일 것이다. 


그러면 선진국은 어떻게 명문대학을 육성하였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우리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의 경우는 하바드 대학이 어떻게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되었고, 다른 선두 그릅의 명문대학에서 비하여도 미국에서 특별한 대학이 되었는가?  아마도 명문대학이 될 수 있었던 원인은 하바드 대학이 미국의 고등교육 체계를 개혁하는데 항상 선구자의 역할을 하였고, 그 결과 미국 국민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유학하여 공부하고자 하는 대학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하바드 대학은 370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세계 속의 명문대학으로 등장한 것은 불과 100년도 되지 않는다.  아마도 미국이 세계적인 강국으로 도약하던 19세기 말에서부터 하바드 대학은 변모하였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하바드는 긴 역사에도 불구하여 총장이 불과 27명이다.  그리고 총장들 중에 현재의 하바드를 만드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되는 두 총장을 특히 기억하고 있다.  한 사람은 1869년에서 1909년까지 무려 40년동안 하바드를 이끈 엘리엇 총장이고 다른 사람은 1933년에서 1953년까지 총장을 지낸 코난 총장이다. 


엘리엇교수가 MIT 대학의 분석화학 교수로 있다가 하바드의 총장이 된 당시는 연방토지불하법이 생겨 대학들이 우후죽순처럼 설립되어 유럽의 대학을 모방하던 당시이고 유럽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대학들을 모기떼 같은 대학이라고 비아냥하던 때이다.  엘리엇 총장은 당시 영국의 옥스브리지 대학의 교육을 답습하여 신학, 법학, 의학 중심의 교육을 산업국가 미국의 건설에 필요한 실용교육으로 바꾸고 20세기 미국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도록 개혁하였다.  코난 총장은 하바드를 당시 미국사회의 주류인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의 학교에서 인종, 민족, 종교를 초월하여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입학하는 학교로 변모를 시켜 세계적인 대학이 되는데 기여하였다.


현재 미국의 사립 명문대학들은 나름대로 특징을 가진 발전을 하였지만 어느 대학이나 엘리엇이나 코난 총장과 같은 리더가 책임감을 가지고 학교를 이끌 수 있는 통치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시스템은 우수한 리더를 배출하여 세계의 명문대학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이러한 명문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전 세계에서 끌어들이고 있고 인재를 교육시켜 배출하고 있다.  현재 명문 대학을 평가하는 지표로 교수 수, 학교재정, 교수 연구업적 등이 있지만 100년 전에 대학을 이러한 지표로 평가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100년 전에도 명문대학이 있었고 지금도 명문대학은 있고 100년 후에도 명문대학은 있을 것이다. 


그러면 100년 후 명문대학은 어떠한 대학일까?  대학을 평가하는 어떤 새로운 외형적인 지표가 고안될지 모르겠지만, 전 세계에서 공부하러 오고 싶어 하는 대학이 세계 명문대학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고려대학교는 100년 후 선진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도약을 위하여 전 세계에서 공부하러 오고 싶은 대학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대학의 우수한 리더가 책임을 갖고 대학을 이끄는 통치시스템을 만들어 앞으로 100년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승준(이과대 교수·물리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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